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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영화 바비 (2023) - 페미니즘 한 단어로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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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이라고 하기엔 꽤 지난 영화 바비를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기 전에, 바비의 줄거리부터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줄거리

 

바비랜드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바비들과 켄들이 살아 간다. 바비랜드에는 바비가 대통령이고, 의사이고 과학자이다. 바비들은 본인들이 나타나 현실 세계에서도 여성들의 권위가 올라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바비랜드의 중요 요직은 모두 바비가 맡고 있다. 바비들 중 마고로비가 연기한 바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제부터 바비라고 하면 마고 로비의 역할을 의미한다). 바비는 평소와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걱정, 근심 전혀 없이 매일 멋진 아침 식사와 예쁜 옷을 입고, 해변에서 놀며 밤에는 바비들과 파티를 한다. 

그러다가 불현듯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든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든 후에 허벅지에는 셀룰라이트가 생기고, 힐 모양의 발은 평평해진다. 이러한 변화를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찾기 위해 이상한 바비를 찾아간다. 이상한 바비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현실세계로 넘어가 현실 세계에서 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를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비는 현실 세계로 떠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켄들 중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켄이 따라가게 된다. 현실세계에 도착한 바비와 켄은 어려움을 겪는다. 남자들의 성추행 등과 같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다. 또한 바비랜드에는 없는 개념인 '돈' 때문에도 경찰서에 가게 되기도 한다. 

바비는 자신의 머릿 속에서 떠오른 이미지에 나온 여자 아이를 바비인형의 주인이라 생각하여, 그녀를 찾기 위해 중학교를 찾아간다. 켄과 바비는 학교에서 떨어져, 바비는 여자아이를 찾고 켄은 도서관에 가 가부장제에 대한 책을 보게 된다. 바비는 자신이 생각한 여자아이를 학교에서 발견하고 반가워하며 다가간다. 하지만 여자아이 (사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여성의 외모 이미지를 고정 시킨 바비를 파시스트라고 하기도 한다. 바비는 사샤의 반응에 놀라 눈물을 흘리며, 사샤를 떠난다. 그런 바비를 바비의 제작사인 마텔이 발견하고 차에 태운다. 반면 켄은 현실 세계에서 가부장제 혹은 남성 지배 사회에 진입하기 어려운 걸 깨닫고 바비랜드로 돌아간다.

마텔은 이미 FBI의 신고로 바비가 현실 세계로 넘어온 걸 알고 있었고, 그녀를 바비랜드로 돌려보내고자 한다. 마텔 사장의 비서인 글로리아는 이 사실을 문너머로 듣게 된다.

 

제 발로 마텔에 들어온 바비를 마텔의 고위임원들은 박스에 넣어 바비랜드로 돌려 보내려고 한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바비는 도망을 가고, 마텔 사의 입구에서 글로리아와 사샤에 의해 구출 받게 된다. 바비가 현실 세계로 넘어왔단 걸 들은 글로리아가 바비를 구하기 위해 온 것. 그녀의 딸인 사샤를 통해 바비가 마텔로 잡혀간 걸 알고 마텔사로 차를 끌고 찾아온 것이다. 바비는 글로리아의 차에서 인형 주인이 사샤가 아닌 글로리아 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들은 사태를 돌리기 위해 바비랜드로 다 같이 떠난다. 또한 마텔사의 임원들도 바비랜드로 넘어가게 된다.

 

바비랜드는 바비가 떠나기 전과 굉장히 바뀌어있었다. 사회의 요직을 맡고 있던 바비들은 켄들의 '멍청하고 수동적인 여자친구'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이는 켄이 가져온 가부장제의 영향이었다. 그리고 48시간 이내에 헌법을 바꿔 바비랜드를 켄덤 (켄들의 왕국)으로 바꾸고자 하였다. 바비는 절망에 빠진다. 이에 실망한 사샤와 글로리아는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걸 선택하지만, 마음이 바뀐 사샤가 바비랜드로 돌아가는 걸 선택한다.

여전히 바비는 절망에 빠져있었지만, 글로리아는 일장연설을 통해 바비를 다시 일으킨다. 바비, 글로리아, 사샤 그리고 소수의 바비들은 바비랜드를 원래 대로 돌리기 위해 계획을 짠다. 이들은 변한 바비들을 원래의 바비의 의식으로 돌리고, 켄들의 내분을 일으킨다. 

 

결국 바비들의 작전은 성공하여, 바비랜드를 원래대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절망하는 켄을 바비가 위로하며, 켄을 바비의 악세사리가 아닌 켄 자체로도 충분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마지막 바비는 바비의 창시자 할머니를 만나,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바비는 이야기를 나눈 후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에 살기로 결심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맡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영화에 대한 평

이 영화의 예고 편을 보고 도대체 이 영화는 무슨 영화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호기심의 영향이 가장 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우면서도 난해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복잡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얼핏 찾아보니, 페미니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더라. 감독인 그레타 거윅의 성향 때문인지.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건 페미니즘에 대한 무조건 적인 옹호가 아닌, 페미니스트인 감독이 다른 페미니스트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무조건 적인 여성 인권 상승을 주장하는 게 아닌, 행동으로 페미니스트를 실천하라. 페미니즘을 주장하기 위해선 다른 이들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분노만이 답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감독은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미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인가 싶기도 했다. 사샤와 같이 어린 학생들이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 정체성이 더욱 불안한 그 나이의 친구들에게 이러한 페미니즘은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이 든다. 

여성인 바비들만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바비랜드도 이상적인 곳이 아니다. 켄들은 소외된다. 그러한 모습은 과거의 현실 세계에서 여성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제외하고더라도, 라이언 고슬링과 마고 로비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즐겁게 영화를 봤다. 특히나 라이언 고슬링의 병맛(?) 연기가 인상이 깊었다. 내 영화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 '무슨 무슨 영화랑 비슷한 느낌이야~'라도고 말하기 어려운 영화였다. 좋게 말하면 신선했고 나쁘게 말하면 이게 뭐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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